“학생 여러분이 훗날 직장에서 이러한 글쓰기로 보도자료를 외부에 배포한다면 창피할 것이다.”
기자는 중학교 1학년들을 대상으로 미디어교육을 하던 중 실례로 든 대학교 보도자료를 보고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.
숨이 막혀 몇 초 지나지 않아 화면을 닫아 버렸다.
아직 어린 학생들이지만 이메일은 우선 제목과 본문에서 첨부파일을 열지 않고도 상대방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도록 직관적이어야 한다.
둘째 글은 간명하게 최대한 단문으로 써라.
셋째 제목과 첫 문장 리드는 기사 전체를 읽지 않아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도록 써라.
넷째 중복된 단어나 명칭은 피하고 간결하게 써라.
다섯째 중요한 것을 먼저 언급하고 부연설명은 뒤에 언급해라.
여러 번 강조한 탓인지 학생들도 이러한 원칙을 줄줄 외운다.
대학교에서 외부로 배포되는 보도자료 실태는 비단 이뿐만 아니다.
중학생들이 보기에도 낯 뜨거운 이러한 글쓰기는 성인으로 부끄러울 정도다.
기자는 학생들에게 “이 현실을 봐라. 여러분이 훗날 직장인이 되어서 이런 창피를 당하지 않으려면 바른 글쓰기의 기본을 잘 익혀야 한다”고 말하자 재잘거리던 교실분위기는 숙연해졌다.
기자는 유명을 달리하신 조남근 전 총장과 사석에서 이런 실태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눴다.
기자도 숨이 막혀 읽기 싫은 자료가 어떻게 가공돼 독자들에게 공유될 수 있을지.